유 종 렬 전 음성교육장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부러워했던 한국 교육이, 이젠 아이들이 학교에서 기본적인 수업도 못 따라가는 기초학력 저하라는 위기에 처했다.

빈곤의 대물림과 악순환을 끊으려면 최소한 기초학력은 보장해야 한다. 기초학력도 없이 21세기 사회로 밀어 넣는 건 물 없이 사막을 건너라고 밀어 넣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오늘날의 학력 저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체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학습 보정도 소홀히 한 교육 정책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보도에 따르면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13일부터 29일까지 도내 초··고등학교 총 181개교에서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에 실시하는 기초학력 진단 검사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사회/역사, 과학 중 각 학년에 따라 25과목을 선택해 다채움을 활용해 학교별로 진행하고 학습 부진의 원인을 파악하여 기초·기본 학력을 탄탄하게 하는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한다고 한다.

학생의 성장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발점 진단이 정확해야 한다. 학생의 학습에 대한 준비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이 학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적절한 수준의 학력을 갖도록 지원하려면 우선 누가 어느 정도 학력을 갖고 있는지, 누가 어떤 영역에서 뒤처져 있는지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학교·교사가 누구에게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훌륭한 의사이고,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훌륭한 교사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병을 잘 고치려면 먼저 진찰을 정확히 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하듯이, 교사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학력을 정확히 진단하여 그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의 학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본학력이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영위하고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매우 큰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드리 거목이 세찬 폭풍을 견디어 가며 심한 가뭄 속에서도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땅 속 깊숙이 뻗어 내린 뿌리 때문이다. 나무는 뿌리와 줄기가 튼튼하지 못하면 튼실한 열매를 맺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기초학력이 충실하지 못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창의적 산물도 생산할 수 없다.

창의성교육에 대한 지나친 환상으로 기초교육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교육, 창의성의 바탕을 기르는 교육의 모든 근간에는 기초학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교육은 모든 학교교육의 바탕을 마련하는 기초교육으로 한 인간 형성에 있어서 그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를 건축에 비하면 기초공사에 해당하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데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최소한의 기초학력은 학교에서 반드시 갖추어 주어야 한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창의성교육을 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에게 운전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선진국들도 미국은 주별로, 영국은 전국 단위로 읽기·수학 등을 평가해 개인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일제고사 부활같은 낡은 프레임을 씌워 평가 확대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깜깜이학력을 조장하고 학력 저하를 방치하는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대학교 10년 내 최다 합격의 쾌거에 이어, 이번에 시행하는 기초학력 진단 검사 실시를 환영하며 이제 충북교육가족 모두가 윤건영 교육감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기초학력 부진으로 수업에서 소외되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적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 우리 아리들이 평생교육 시대에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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