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행정학박사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세계가 혼란스럽다. 지난 몇 년간의 코로나 전염병으로 세계가 시달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함으로써 엄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전염병 위기를 극복한다는 미명하에 각국이 재정확장 정책을 시행하였고, ·우 전쟁은 세계 곡물과 석유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각국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중동에서의 새로운 전쟁은 세계 경제 상황을 더욱 위협에 빠뜨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팔 전쟁에서 누가 선()이고 악()인지는 각자의 정치적 시각에 따라 달리할 수 있을 문제이다. 2,000여 년 전 조상의 땅을 근거로 그 땅에 다시 돌아와 나라를 세운 이스라엘의 논리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국제정치의 현실을 무시하고 유대인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겠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중동의 역사가 참으로 복잡하고,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고단하겠다는 안쓰러움이 들 뿐이다.

사실 국제정치를 이해는 이론 중에는 현실주의와 자유주의로 대별 할 수 있다. 전자가 현실론적 관점에서 국제정치가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반면, 후자는 이상론적 시각에서 당위론적 관점에서 국가 간 관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국제연합(UN)의 운영은 바로 이상과 현실의 절묘한 반영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는 최고의 기구로서 유엔은 회원국 모두 동등한 참여와 발언권을 가진다. 그러나 동시에 5개 안전보장 상임이사국에 대해서는 거부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해 회원국 모두는 동일한 발언권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최종적 효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상임이사국 5개국의 반대가 있어서는 않된다는 것이다. ‘11라는 자유주의의 이상적 국제정치를 반영하고 있다면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은 이들 강대국의 국제정치에서 현실적 힘을 반영하려는 현실주의적 시각을 투영하고 있다. ·우 전쟁과 이·팔 전쟁에서 보듯이 강대국과 관련한 국제정치에 있어서 유엔이 역할을 한계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 힘의 정치에 근거한다.

·팔 전쟁의 결과와 이것이 어떻게 중동과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현재 예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민의 모습은 애국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극심한 국론분열 현상을 겪고 있었다. 다당제 국가에서 현 정권은 극우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는 정당까지를 포함하는 우파 연립정권체제로 구성되었다. 일련의 민족주의적 강경 정책들이 주변 이슬람교도들과 국가들을 자극하는 가운데, 대법원의 의회견제 권한을 무력화시키려는 법이 통과되면서 극심한 정치적 갈등이 발생하였다. 정치적으로 내·외적 위기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이·팔 전쟁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쟁발발과 함께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주어 세계인들의 감탄을 불러왔다. 전쟁과 함께 예비군에 대한 동원령이 발동하자마자 전 세계에 유학, 여행 등으로 나가 있던 젊은이들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일부 국가의 공항에서는 이스라엘 편 항공권을 구할 수 없었다. 남녀, 직업 등 그의 성별과 신분에 상관없이 국가의 부름에 임하였다. 예비역 자원이 넘쳐 늦게 온 예비군은 입대 할 수도 없었다. 애국심이 무엇인가를 세계인들에 각인시켜 주었다.

사람이나 국가나 위기 상황에서 그 나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 국민이 보여준 놀라운 애국심은 커다란 울림을 준다. 물론 항공모함을 보내주는 등 미국의 든든한 동맹 관계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또 다른 축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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