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석 헬스&휘트니센터 대표이사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은 주로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반면, 화병은 억울하거나 답답한 감정, 속상함 등의 스트레스가 장기간 쌓여 신체적 증상으로 답답함, 치밀어 오름, 몸이나 얼굴에 열이 나는 느낌 등 뚜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장기적으로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화병 환자들은 “본인이 어떤 이유로 분노가 생겼는지,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참는 경우에 해당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어떤 부분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면서 싸우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꾹꾹 눌러 참아온 가정주부를 떠올려볼 수 있다. 일상적인 분노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레 없어지지만 분노를 장기간 억압해온 화병 환자들은 화를 받아들이는 역치가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별일 아닌데도 쉽게 화를 내고,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일에 화를 내는 경우가 화병의 특성에 해당한다.

화병은 40대 이상 주부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사회분위기, 유교적 여성관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오랫동안 참아왔기 때문이지만, 최근 화병증세를 호소하는 이들 중에는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과 직장생활에 스트레스 받는 남성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화병의 특징이나 증상으로는 가슴 정중앙 부위(전중)를 눌러봤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가슴 정중앙인 '전중'자리는 감정의 기운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별한 병증이 없는데도 이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화가 다스려 진다면 이러한 증상이 완화 될 수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정신 질환 진단의 교범(敎範) 역할을 하는 미국정신의학회는 1994년 펴낸 『정신장애 진단 통계 편람』에서 ‘화병(Wha-byung)’을 “한국인의 독특한 정신질환”이라며 문화 관련 증후군의 하나로 적대감과 분노가 한국 사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화를 내고 난 다음이나 화를 내고 있는 중에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평상시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서술했다.

또한 유사한 연구에서 “고집이 세고 화를 많이 내는 사람, 공격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 경쟁심이 강한 성격의 사람이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서술하였고, 그 이유는 정신적인 피로 때문에 심장의 리듬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고(부정맥) 심박수와 혈압이 높아져 심장근육으로 가는 피의 흐름이 감소되고 관상동맥의 직경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상과 같은 여러 연구의 결과로 보면 언제나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사는 방법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따라서 화가 날 경우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 중 좋은 방법의 하나는 운동(신체활동)이라 할 것이며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운동은 긴장감을 없애고 우울증과 적대감을 경감 시켜주며 자긍심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울하거나 화가 날 경우 당장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이나 체육관으로 향하라! 그러면 화에 대한 저항력은 상승하고, 정신은 맑아지면서 화로인한 적대감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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