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남 관모봉

관모봉과 원남저수지 전경.
관모봉과 원남저수지 전경.
관모봉 정상.
관모봉 정상.

올해 4월과 5월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바야흐로 여름으로 들어가는 6월 초. 며칠 동안 내리던 비도 그쳤다. 더 미루다간 더 뜨거워지는 날씨로 산을 오르는 게 힘들 거 같아, 산행 일정을 잡았다.

기자는 어느덧 음성군 산들을 거의 다 오르고 소개했다. 이번호 소개하는 원남면 관모봉(307m)이 아마도 마지막 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편집자 주--

▲관모봉 전망대 모습.
▲관모봉 전망대 모습.

■산에서 성공과 출세를 꿈꿀 수 있을까?

관모봉은 산 형태가 과거 조선시대 관료들이 쓰던 모자인 관모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 ‘입신양명’(立身揚名)이 퍼뜩 생각난다. 과연 이 산에서 사회적 성공과 출세를 꿈꿀 수 있을까?

원남면 조촌리 원남저수지를 끼고 있는 관모봉은 해발 307m로 그다지 높지 않다. 원남면 소재지에서 서쪽으로 5.3km 정도 가면 글로벌선진기독학교와 음성품바재생예술체험촌, 오색만족체험장, 정크아트공원을 차례로 만난다. 조촌교를 건너 태교사 방향 원남저수지 둘레길에 관모봉 등산로가 1.2.3코스가 각각 있다.

기자는 1코스로 정상에 올라, 전망대를 거쳐 2코스로 하산하기로 계획했다. 원남저수지 둘레길로 ‘윤슬카페’를 지나자마자 관모봉 등산로 1코스 입구가 있다. 여기서 30m 정도 올라가 오른쪽 목계단을 따라가니, 마치 원시림 같은 낙엽송들이 빽빽하다. 낙엽송 숲길을 구경하며 3분 가량 오르니 벤치 2개가 엎드려 있다. 다시 왼쪽 목계단을 따라 2분 정도 올라가면 이정표(관모봉 입구1(원남테마공원) 331m, 관모봉 515m)가 기다린다. 낙엽이 많이 쌓인 능선을 8분쯤 올라, 급경사쪽 밧줄이 설치된 구간을 지나자 관모봉전망대 분기점에 벤치 2개와 이정표(관모봉 입구1 672m, 관모봉전망대 633m, 관모봉 정상 181m)를 만난다. 천천히 2분 정도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니, 정상(307m)이다. 정상지점에 정상표석은 없다. 대신 이정표(관모봉 입구1 853m, 관모봉 입구3(원남저수지 1125m)와 국가지점번호(라바0946 7384), 그리고 벤치 2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서쪽 2코스로 하산한다. 진달래체험숲길을 거쳐, 관모봉전망대(254m) 정자에 도착한다. 정자 옆에는 관모봉 이름 유래 안내판, 국가지점번호(라바0884 7407)와 이정표(관모봉 입구2 619m, 관모봉 입구1, 1305m)가 있다. 전망대 정자에 올랐지만,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원남저수지와 남촌교를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전망대에서 10여분 묘지 몇 기를 지나 내려오니, 저수지둘레길이다. 여기는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관모봉 입구1, 관모봉 입구3, 관모봉전망대 619m)가 세워진 2코스가 입구다. 왼쪽 가까이로 남촌교가 보이고, 저수지 옆가에는 황금색 보리가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동쪽 출발지로 저수지 둘레길 따라 땀을 식히며 20여 분 천천히 돌아온다.

▲관모봉 산길.
▲관모봉 산길.

■짧은 산행, 다양한 즐거움, 진한 아쉬움

이렇게 관모봉 산행 시간은 총 1시간 40여 분 정도 걸렸다.

관모봉엔 낙엽송 체험숲길, 진달래 체험숲길, 소나무 체험숲길 등이 있다. 또 가파른 곳에 로프와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어, 산행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관모봉은 낙엽송 군락지가 펼쳐지고, 광대한 조망과 한적한 산길이 빼어나다. 그리고 정상부에서 다양한 모양의 소나무 군락지가 펼쳐지며 눈을 시원하게 한다.

또 저수지 둘레길 따라 돌아오며 문곡마을 유래비를 읽고,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찬물내기 샘 안내판도 만났다. 이 샘과 관련해 전해지는 설매와 두꺼비총각 이야기에서 잔잔한 감동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는 아쉬움도 짙게 남는다. 왜냐하면 정상 표지석이 없을 뿐더러, 등산로 보강과 전망대 주변 정비가 미흡하기 때문. 기자는 음성군에 정상 표지석을 설치할 것과 전망대 시야 확보를 위해 자주 나무와 수풀을 제거할 것을 요청한다.

▲오감만족체험센터 & 품바재생예술체험촌.
▲오감만족체험센터 & 품바재생예술체험촌.

■원남저수지 주변에서 다양한 즐거움도 맛보길

관모봉 산행은 주위에 원남저수지와 야영장, 추원사, 약초체험 경관산책로, 연꽃지, 원남저수지 둘레길, 태교사(충북문화재자료 제7호) 등 볼거리가 많다. 또 입구에 위치한 글로벌선진학교, 품바재생예술촌, 정크아트 공원, 오색만족 체험관은 관모봉을 찾으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

산행을 끝내며 기자는 ‘윤슬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신다. 그리고 ‘관모봉’이라는 제목으로 詩 한 수를 짓는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을 꿈꿔볼까요 / 관모봉에 오르니 // 마음 성전이 더 아름다운 시골교회와 / 글로벌 선진 시민을 양성하는 학교와 / 보건지소가 무릎을 맞대고 / 조촌리는 동서로 활처럼 휘었는데 // 물안개 고즈넉한 원남저수지 / 말끔하게 세수한 품바재생예술체험촌 / 예술혼은 정크아트 공원에서 발산하는데 / 별빛과 달빛에 반짝이는 잔 물결 찰랑거리는데.” --기자의 졸시, ‘관모봉’ 전문--

▲등산로 1코스 입구.
▲등산로 1코스 입구.
▲등산로 2코스 입구.
▲등산로 2코스 입구.
▲관모봉 등산 길에 바라본 풍경.
▲관모봉 등산 길에 바라본 풍경.
▲정크아트 공원.
▲정크아트 공원.
▲글로벌선진기독학교 모습.
▲글로벌선진기독학교 모습.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