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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전팔기 운전면허 합격기

기사승인 2021.03.11  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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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설희 수필가

   
 

시동을 끄자 내 심장은 쿵 하고 앉았다. 도로 주행 4번째 시험이다. 곁눈질로 살짝 감독관을 보았다. 감독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다. 감독관 말 한마디에 나는 천국과 지옥을 오갈 것이다. 나는 몇 초 사이 동안 온갖 불행을 상상했다. 그 안에서 설마, 라는 희망이 새어 나온다. 나는 내가 무엇을 실수했나 짚어보았다. 내가 모르는 실수가 있을 것이다. 차선을 오래 밟았을 수도, 감독관이 느끼기엔 핸들과 브레이크 사용이 미숙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합격입니다. 감독관 말 한마디에 나의 부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휙 하고 날아갔다. 우습지만 기적의 존재를 온몸으로 느꼈다. 올해 행운을 다 쓴 것만 같다. 두 달 동안 나를 괴롭힌 운전면허시험으로부터 이제 해방이다.

작년 12, 아빠가 운전면허학원비를 주셨다. 내키지 않았다. 나는 운전에 항상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 배우고 싶지 않았다. 버스가 편했고 급하면 택시를 타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가 충주나 서울에 병원에 갈 때면 차 시간 때문에 불편했다. 그리고 가끔 엄마가 텔레비전에서 맛집을 보며 가고 싶다고 할 때 바로 가면 좋을 텐데, 종종 생각했다.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바로 갈 수 있다. 게다가 내 돈이 아니라 아빠가 돈을 준다고 하는데 한번 해보자 결정했다.

필기는 가볍게 통과했고 문제는 실전이었다. 나는 아주 심각했다. 못하니깐 연습도 부담스러웠다. 장내 주행에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은 감점 없이 통과했다. 세 번째 시험에 용기를 얻고 도로 주행은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첫 번째 도로 주행시험은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다가 중앙 분리대 봉을 박아 실격되었다. 그래 이 정도면 재미있는 술안주 에피소드다, 스스로 위로했다. 그렇게 본 두 번째, 세 번째 시험은 처참했다.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럽다.

세 번째는 붙을 줄 알았는데, 네 번째 시험을 보려니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가족들 앞에서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가족들은 또 보면 된다고 위로해 주었지만 떨어지면 가족들에게 또 실망감을 줄까 봐 두려웠다. 겨우 운전면허 시험 가지고 죄인이 된 기분인데 큰 시험에 떨어진 사람들은 얼마나 지옥일까. 시험에 떨어진 모든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7살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시험 보는 날까지 매일 도로 주행 코스를 돌며 연습했다. 하지만 시험 보기 위해 차 안에 타자, 나의 머리는 새하얘졌다. 연습은 연습이고 이번 시험에 떨어지면 네 번째 불합격이다. 두 달 동안 나는 운전면허 시험 때문에 지옥에서 살았다. 이번에 떨어지면 영원히 운전면허와 굿바이라고 생각하고 시동을 켰다.

칠전팔기. 필기시험에서 장내 주행, 도로 주행까지 8번 시험 만에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다.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러 충주 운전면허 시험장에 들어서는데 불합격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내 가슴이 덜컥하며 모르는 수험생이지만 응원했다. 나는 앞으로 몇 번의 시험에 떨어질 것이다. 공모전이나 자격증시험 등. 그때마다 나는 운전면허시험을 떠올릴 것 같다. 하다 보면 된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음성신문(주) esb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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